참고로 글쓴이는 영상을 좋아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고, 예능도 좋아하고, 유튜브도 좋아한다.
하지만 굳이 챙겨보지는 않는다. 드라마나 예능의 정해진 시간에 내 라이프타임을 맞춘다는 느낌이 별로라서 시간날 때 짬짬이 영상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시덥지 않은 이유 덕분에 프리미엄이나 넷플릭스 결재하는 건 그다음 문제이지만..
아무튼 최근 본 드라마 중 가장 공감되고, 좋은 대사가 많아 추천하는 드라마는 바로 '멜로가 체질' 이다.
'멜로가 체질'은 2019년 8월 JTBC에서 16부작으로 방영하였고,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드라마이다.
방영 당시에는 선방했다 하기에는 애매한 1.8%의 시청률로 마무리하였다.
나 역시 방영은 알았지만, 포스터부터가 별로 였고 무엇보다 제목이 안 끌려서 안 봤다.
멜로충인 나에게도 당시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운 제목이었다.
'멜로가 체질.. 음.. 너무 멜로 멜로 하는 건 노잼이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러 사람에게 추천받아 궁금증이 생겨보게 되었고, 지금은 이 드라마를 몇 번을 봤는지 모를 정도로 좋아하게 되었다.
실제 주내용은 사랑에 대해 말하는 건 맞지만, 사랑보단 인생사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최대 강점은 자칫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고 유연하게 표현하는 점이고, 아주 매력이 넘쳐 흐르는 4명의 여자배우(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이주빈)가 찰떡같이 연기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미스캐스팅이 느껴지는 사람이 몇 있었지만 주인공 4분은 정말 케스팅 잘했다..
그럼 개인적으로 '1화'에서 머리에 꽃쳤던 대사
진주의 과거 이야기
진주가 처음 취업하고 나서 가족들에게 선언한다.
"존경받는 사람이 될 거야! 큰사람이 될 거야!"
"내 힘으로 내가 갈 길에 끝도 없이 꽃을 깔거야"
"꽃길만 걸을 거야~ 꽃길만 걸을 거야!!"
(입사 후)
'그래.. 꽃길은 사실 비포장도로야..'
할 수 있다.. 할수있다.. 할 수는 있는데 죽을 수도 있다..'
한주의 과거 이야기
쓰레기 승효의 말뽄새
(한주)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혼을 하자고?"
(승효) "응, 생각해보니깐 나는 술, 담배도 많이 해서 오래 살 거 같지도 않은데,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야"
(한주) "술, 담배를 끊고 오래 사는 건 어떨까?
(승효) "지옥에서 오래 살고 싶지는 않아, 이미 어느 정도 지옥이지만 그래도 나온 김에 살아야 하니깐.. 어느 정도는 행복하고 싶어"
(한주) "그럼.. 내 행복은..?"
(승효) "한주야. 니 행복을 왜 나한테 물어?"
은정의 과거 이야기
친일파 다큐를 찍기로 한 은정은 친일파 후손인 홍대를 찾아가서 설명하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홍대) "이 다큐멘터리에 투자하게 해 주세요"
(은정) "이 망하고도 남을 프로젝트에 투자요? 투자의 사전적 의미를 알고 계십니까?"
(홍대) "알죠. 그걸로 돈 버는 사람인데.."
(은정) "그걸로 돈버는 사람이 왜 뻔히 잃을 투자를..?"
(홍대) "아.. 저도 조금은 멋지고 싶어서요"
인생에 대해서 소파 토크 중 나온 이야기
(은정) "사는 게 그런 건가? 좋았던 시간의 기억 약간을 가지고 힘들 수밖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을 버티는 거"
"조금 비관적이긴 하지만 혹독하네..
(한주) "혹독하다.. 그건 부정할 수 없지만 좋은 시간 약간을 만들고 있는 지금이 나는 너무 좋아."
"이렇게 너네랑 수다 떠는 거 그것만으로 참 좋아"
(진주)"이제 겨우 서른인데 감성 타고 지난 시간 돌아보지 말자. 귀찮아, 마은살되서 돌아볼래"
"쫌 그래도 되잖아?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우리 당장의 위기에 집중하자"
(한주) "어떤 위기?"
(진주) "라면이 먹고 싶어"
'밤에 먹어야 건강한 라면이 나오는 그날을 기다리며
그냥 그 정도의 설렘을 느끼고 이 정도의 위기에 몇 번쯤은 져도 무관한 행복한 인생이 되길..'
1화에서 나온 흥미로운 대사만 뽑아도 이 정도이다. 사실 1화 전부이다ㅋㅋ
근데 짜임새 있게 만든 드라마라.. 추리고 추린 것이다..
신기하게도 매화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대사들이 많이 나오니 정주행 하시길.. Netflix에도 있어요..
www.netflix.com/watch/81211286?trackId=200257859
원래 1화에는 임팩트를 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화보다 더 재밌게 만드는 것이 국룰이지만 멜로가 체질은 1화임에도 불과하고 캐릭터 설명으로 마무리하였다.
라면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진주의 저 실미소로 끝나는 드라마는 딱 그 정도의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어 좋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살리는 드라마 전개는 자극적인 듯 하지만 일상적이고, 경험하지 않은 분야라 공감이 안되는 듯 공감되어 부담 없이 보기 좋다.
그리고 대부분의 드라마는 마지막화에 다가서면 스토리가 산으로 가게 되는데, '멜로가 체질'은 처음부터 잔잔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는 일상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말 적절한 온도로 마무리된다.
아무튼 추천드리며 드라마 처음에 나오는 진주의 멘트로 마무리합니다.
"나는 사랑 타령하는 드라마가 좋아. 실제로 할 일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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